추미애 경기도지사의 최근 행보를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경기도 재정이 어렵다며 5천억원대 세출 구조조정에 나선 상황에서 12억2천만원짜리 전세 관사를 사용한 사실이 알려졌고, 출산가정에 지급하던 산후조리비 50만원 지원도 종료하기로 했다. 급기야 추 지사의 사퇴를 요구하는 경기도민 청원까지 공식 답변 기준인 1만명을 넘어섰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추 지사는 경기도 현안보다 중앙정치의 한복판으로 뛰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같은 민주당 소속인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검찰개혁과 중대범죄수사청장 인선 문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했고, 대통령 기자회견이 열린 날에도 개혁은 말이 아니라 실제 조치로 보여줘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갔다. 여기에 지방선거 당시 박시영 대표 업체와 약 20억9천만원을 거래한 사실을 둘러싼 논란까지 불거졌다. 지금 추미애 지사에게 필요한 것이 대통령을 향한 공개 비판인지, 아니면 자신이 책임져야 할 경기도정에 대한 설명인지 묻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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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
확인된 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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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비판 |
중수청장 인선·검찰개혁 등을 공개 비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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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억 관사 |
경기도가 12억2천만원 전세 관사 계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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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 구조조정 |
5천465억원 규모 세출 구조조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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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후조리비 |
출생아 1명당 50만원 지원 종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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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퇴 청원 |
공식 답변 기준 1만명 돌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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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영 논란 |
선거 당시 업체와 약 20억9천만원 거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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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 행보 비판 |
민주당 내부에서도 정치적 입지 확대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비판 제기 |
재정은 비상이라면서 관사는 12억2천만원
가장 먼저 설명이 필요한 부분은 관사 문제다. 추 지사는 지난 8월 경기도의 재정 비상 상황을 선언했다. 이후 경기도는 5천465억원 규모의 세출 구조조정에 나섰다. 그런데 추 지사가 사용하는 관사는 수원 광교의 전용면적 156㎡ 아파트로, 경기도가 지급한 전세보증금은 12억2천만원이다. 법이나 규정상 관사를 사용할 수 있느냐와 별개로 정치적으로는 다른 문제다. 도민에게는 재정난을 이유로 지원사업 축소를 설명하면서 도지사는 12억원대 관사를 사용하는 것이 과연 설득력이 있느냐는 것이다. 실제로 경기도청 내부에서도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이 제기됐고 시민단체도 관사 문제를 비판했다.
관사가 추 지사의 개인 재산이 아니고 전세보증금 역시 경기도 자산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지금 제기되는 문제는 개인에게 12억원을 줬느냐가 아니다. 재정 비상을 선언한 도정이 어디에서 돈을 줄이고 어디에는 돈을 쓰는가라는 우선순위의 문제다.
출산가정 50만원은 끊으면서 관사는 유지
이 대목에서 산후조리비 논란이 더욱 민감해진다.경기도는 출산가정에 출생아 1명당 50만원 상당의 지역화폐를 지원하던 산후조리비 사업을 9월 말 종료하기로 했다. 추 지사는 올해 예산 자체가 9개월분만 편성돼 있었고 급식과 장애인·취약계층 지원 등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재정이 부족하다면 사업의 우선순위를 조정할 수 있다. 그러나 출산율 문제가 국가적 과제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출산가정에 직접 지급되던 50만원을 줄이는 결정은 당연히 더 엄격한 설명을 요구한다. 실제로 반발은 상당하다. 산후조리비 폐지 반대 청원에는 1만6천명 이상이 참여했고, 지원 중단에 따른 민원이 이어지면서 일부 시·군은 자체 예산으로 지원을 계속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진보당 경기도당조차 정부의 첫만남이용권과 산후조리비는 성격이 다르다며 지원 종료를 비판했다.
그렇다면 추 지사는 더 명확하게 답할 필요가 있다. 왜 50만원의 산후조리비는 구조조정 대상이 됐고 12억2천만원의 도지사 관사는 유지돼야 하는가. 두 예산의 성격과 규모가 다르다는 설명만으로 정치적 논란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결국 ‘추미애 사퇴 청원’까지 나왔다
도민들의 불만은 온라인 댓글 수준에서 끝나지 않았다. 추미애 지사의 사퇴를 요구하는 경기도민 청원이 게시된 지 불과 며칠 만에 공식 답변 기준인 1만명을 넘어섰다. 이후 참여자가 3만명을 넘어섰다는 보도도 나왔다. 청원의 핵심 역시 재정 구조조정과 관사 문제였다. 경기도는 이에 대해 지난해 편성된 올해 민생 필수예산 자체가 9개월분에 그쳤고 추가로 동원할 재정 여력도 거의 없다며, 현 도정이 멀쩡한 민생예산을 고의로 삭감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취임 두 달여 만에 도지사의 사퇴를 요구하는 청원이 공식 답변 기준을 넘어섰다는 사실 자체는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
경기도지사가 이재명 대통령과 싸울 때인가
이런 가운데 추 지사는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공개적으로 날을 세웠다. 중대범죄수사청장 인선을 비판하면서 대통령을 겨냥해 내란 세력에 업혀 왜 전전긍긍하느냐는 취지의 강도 높은 발언까지 했다. 이후에도 검찰개혁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이어갔다. 정책에 대한 비판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같은 당이라고 대통령에게 다른 의견을 말하지 말라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문제는 시점이다. 관사 논란이 터지고, 복지사업 축소에 도민들이 반발하고, 자신의 사퇴를 요구하는 청원까지 등장한 상황이다. 그런 시기에 경기도지사가 자신의 도정 논란보다 중앙정치 문제를 전면에 내세운다면 “지금 경기도지사가 집중해야 할 곳이 경기도인가 중앙정치인가”라는 질문이 나오는 것은 자연스럽다. 실제로 경기도의회 민주당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민주당 대표의원은 추 지사를 향해 중앙정치보다 경기도 민생을 챙기라는 취지로 공개 비판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정치적 입지 넓히려는 도발” 비판
추 지사의 대통령 비판을 놓고 대권 행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추 지사가 대선 출마를 선언한 것은 아니다. 따라서 대권 행보라고 사실처럼 단정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정치적 행보로 바라보는 비판이 실제로 나오고 있다. 민주당 황명선 의원은 추 지사의 발언을 두고 대통령을 흔들어 정치적 입지를 넓히려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강하게 비판했다. 반면 당내에서는 검찰개혁을 점검해야 할 때라며 추 지사 주장에 동조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결국 질문은 하나다. 추미애 지사의 대통령 비판은 소신에 따른 정책 비판인가, 아니면 정치적 차별화인가. 현재 확인된 사실만으로 후자를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대통령과 공개적으로 각을 세우는 행보가 계속된다면 이 질문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박시영 20억원 논란까지 겹쳤다
여기에 지방선거 비용을 둘러싼 박시영 대표 논란도 등장했다. 공개된 선거회계 자료를 토대로 한 보도에 따르면 추미애 후보 선거사무소가 지방선거에서 박시영 대표가 운영하는 ㈜박시영에 지급한 금액은 약 20억9천371만원이다. 전체 선거비용의 37.63%에 해당한다는 보도도 나왔다. 다만 이를 20억원짜리 정치컨설팅이라고 단순화하면 정확하지 않다. 33건의 거래에는 컨설팅뿐 아니라 유세차, LED 전광판, 현수막, 여론조사 등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논란이 모두 해소되는 것도 아니다. 박시영 대표는 정치평론 활동을 하면서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여론조사 분석 패널로도 활동해왔다. 이런 인물이 특정 후보 측과 대규모 선거 관련 계약을 체결했다는 점에서 이해충돌과 언론윤리 문제가 제기됐다. 핵심은 20억원을 받았다는 자극적인 숫자가 아니라 계약의 적정성과 정치평론가·선거사업자의 역할이 적절하게 구분됐느냐는 것이다.
노무현 탄핵의 기억까지 다시 소환되는 이유
추미애 지사는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당시 탄핵소추안에 찬성했던 정치인이다. 이후 자신의 선택에 대해 사과했고 삼보일배에 나서는 등 정치적 책임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20년 넘게 지난 일을 현재 상황에 그대로 대입하는 것은 무리다. 그러나 추 지사가 같은 당 소속 현직 대통령을 향해 강도 높은 공개 비판을 이어가면서 민주당 내부에서 과거 노무현 대통령 탄핵 당시의 당내 분열 경험까지 다시 언급되고 있다. 과거의 실수를 현재의 정치적 공격 소재로만 소비할 일은 아니다. 오히려 그 경험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정치인이라면 당내 갈등이 어디까지 확대될 수 있는지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최근 행보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는 비판은 가능하다.
대통령보다 먼저 답해야 할 곳은 경기도민이다
추미애 지사에게 이재명 대통령을 비판할 자유가 없는 것이 아니다. 검찰개혁이 부족하다고 판단한다면 그렇게 주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경기도지사의 가장 우선적인 책임은 경기도정에 있다. 재정 비상을 선언했다면 왜 도민 지원사업을 줄여야 하는지 설명해야 한다. 출산가정의 산후조리비를 없앤다면 왜 그것이 다른 지출보다 먼저 구조조정돼야 하는지 설득해야 한다. 12억2천만원짜리 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면 그것 역시 도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한다.
박시영 대표 업체와의 선거비용 계약 역시 논란이 제기된 이상 계약의 적정성과 투명성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대통령을 향해 개혁을 요구하기 전에 자신의 도정에 제기된 질문부터 명확하게 답하는 것, 그것이 지금 경기도지사에게 요구되는 책임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추미애 지사가 중앙정치에서 얼마나 큰 목소리를 내느냐보다 지금 더 중요한 것은 경기도민에게 어떤 도지사로 평가받느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