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최고가격제 재정부담 얼마나? 종료 시점과 출구전략 확인하세요
  • 해당된 기사를 공유합니다

뉴스

석유 최고가격제 재정부담 얼마나? 종료 시점과 출구전략 확인하세요

정유사 손실보전·형평성 논란, 출구전략 판단기준은

석유 최고가격제가 보통휘발유 가격 상승을 일정 부분 억제했다는 분석이 나왔지만, 이 효과에는 대가가 따른다. 정부가 떠안는 재정 부담과 제도를 둘러싼 형평성 문제, 그리고 앞으로 언제 어떻게 제도를 정리할 것인가 하는 출구전략 문제가 함께 제기되고 있다.

 

가격을 묶어두는 대신 정부가 지는 부담

 

석유 최고가격제는 정유사의 공급가격에 상한을 두는 구조다. 정유사는 국제유가가 오르더라도 정해진 상한 이상으로 가격을 받을 수 없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정유사의 손실은 정부가 보전해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즉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 안정 효과의 이면에는 정부의 재정 지출이라는 비용이 자리하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23일 보고서에서 "가격 규제가 장기화되면 정유사 손실보전에 따른 정부 재정 부담이 누적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제도가 시행된 지 반년이 넘은 현재까지 구체적인 손실보전 총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제도를 유지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재정 부담이 쌓이는 구조라는 점은 분명하다.

 

ab7f01af-1876-4d26-a9af-90a6f3bc52b3.jpg

 

모두에게 똑같이 혜택이 돌아가지는 않는다

 

가격 규제의 또 다른 쟁점은 형평성이다. 보고서는 유류 소비가 많은 계층이 상대적으로 더 큰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짚었다. 자동차를 많이 이용하거나 난방·운송에 석유제품을 많이 쓰는 가구·기업일수록 최고가격제의 수혜가 커지는 반면, 석유제품 소비가 적은 계층은 같은 세금으로 재원이 마련되는 제도의 혜택을 상대적으로 덜 누리게 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공급가격을 인위적으로 제한하면 정유사의 공급 유인과 소비자의 에너지 절약 유인이 동시에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가격이 시장 신호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수요를 줄이려는 소비자의 동기도 함께 줄어들 수 있다는 논리다.

 

 

언제, 어떻게 끝낼 것인가

 

그렇다면 이 제도는 언제까지 유지돼야 할까. 산업연구원은 제도를 일률적으로 유지하거나 한꺼번에 종료하기보다, 몇 가지 기준을 종합적으로 따져 판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첫째, 국제 석유제품 가격과 원·달러 환율이 안정됐는지를 봐야 한다. 둘째, 현재의 공급가격 상한이 실제 시장가격보다 높아져 규제로서의 실효성이 떨어졌는지를 점검해야 한다.

 

 상한선이 시장가격을 웃돌게 되면 더 이상 가격을 묶어두는 효과가 없는데도 제도만 남아있는 상황이 될 수 있다. 셋째, 정유사 공급가격과 주유소 판매가격 사이의 격차가 얼마나 되는지도 함께 살펴야 한다.

 

연구원은 시장 상황을 무시하고 제도를 갑작스럽게 해제하면 기름값이 다시 급등할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즉 출구전략은 '언제 끝내느냐'만큼 '어떻게 단계적으로 조정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출구전략 판단 기준 확인할 내용
국제유가·환율 안정적인 흐름으로 돌아섰는지
상한의 실효성 상한이 시장가격보다 높아져 규제력이 약해졌는지
공급가-판매가 격차 정유사 공급가격과 주유소 판매가격 차이
지원 조율 유류세 조정·다른 지원책 축소와 시점이 겹치지 않는지

 

제도를 줄여갈 때 함께 고려할 것들

 

보고서는 설령 규제를 완화하거나 축소하는 방향으로 가더라도, 취약계층과 필수 운송 분야에는 선별적인 지원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체 제도를 한꺼번에 접기보다, 어려움이 큰 계층에 지원을 집중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유류세 조정이나 다른 지원책의 축소가 최고가격제 조정과 동시에 이뤄지면 국민이 느끼는 부담이 한꺼번에 커질 수 있다는 점도 짚었다. 여러 정책 수단의 시행 시점을 조율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마지막으로 연구원은 소비자의 실제 절감액(석유제품 판매량을 반영한 수치)과 정부의 손실보전액을 비교해 제도의 실효성을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현재로서는 소비자가 실제로 얼마나 절감했는지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효과와 비용을 함께 저울질할 수 있는 자료가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뜻이다.

 

자주 묻는 질문(Q&A)

 

Q1. 석유 최고가격제를 유지하는 비용은 누가 부담하나요?

정유사의 손실을 정부가 보전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므로, 궁극적으로는 국가 재정, 즉 세금으로 그 비용이 충당된다.

 

Q2. 제도가 곧 끝날 수도 있나요?

이홍 산업연 부연구위원은 "출구전략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을 뿐, 구체적인 종료 시점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국제유가와 환율 등 여러 지표를 함께 살펴 판단할 문제다.

 

Q3. 제도가 끝나면 지원이 전부 사라지나요?

보고서는 전면 종료보다 취약계층과 필수 운송 분야에 선별적 지원을 병행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따라서 종료 이후에도 일부 계층에 대한 지원은 남을 가능성이 있다.

 

석유 최고가격제는 유가 급등기 소비자 부담을 낮추는 효과를 냈지만, 그 이면에는 정부 재정 부담과 형평성 문제가 함께 존재한다. 앞으로 제도를 조정하거나 종료하는 과정에서는 가격 안정 효과와 재정·형평성 비용을 함께 따져보는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