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는 넓히고 진해는 막혔다…가용부지 확보 더 미룰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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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및사설

장유는 넓히고 진해는 막혔다…가용부지 확보 더 미룰 수 없다

장유 1·2·3동 인구 18만 명 육박, 진해구 전체와 불과 수천 명 차이
장유는 신규 택지·아파트 공급 계속…진해는 재개발 빼면 대규모 신규 주거지 드물어
주택·관광·상업·기업 유치 모두 결국 부지 문제…교육사·군 비행장 문제 지금부터 풀어야

김해 장유와 진해의 인구가 이제 거의 비슷한 수준까지 왔다. 김해시가 공개한 2026년 7월 인구현황을 보면 장유1동 7만1,447명, 장유2동 3만6,796명, 장유3동 7만1,582명으로 세 동을 합하면 17만9,825명이다.

같은 시기 진해구 인구는 18만2,750명이다. 불과 수천 명 차이다.

 

한때 ‘김해 외곽 신도시’ 정도로 여겨졌던 장유가 이제 진해구 전체 인구와 맞먹는 도시가 된 것이다.

왜 이렇게 됐을까?  교통도 있고 교육도 있고 상권도 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장유의 변화를 눈으로 보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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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계속 새 집을 지었다는 것이다.

 

장유1동에서는 2023년부터 2026년까지 6개 단지, 7,856가구의 신규 아파트 건설과 입주가 이어졌다. 장유1동 인구도 2023년 5만6,046명에서 2025년 6만8,852명으로 크게 늘었다. 특히 2025년 한 해에만 1만295명이 증가했다. 장유2·3동은 감소한 시기도 있어 장유 전체 증가를 단순화할 수는 없지만, 신규 아파트가 집중된 장유1동의 인구 증가세는 뚜렷했다.

 

진해는 사정이 다르다. 재개발을 제외하고 최근 진해 도심에서 수천 세대 규모의 새로운 아파트 단지가 계속 들어서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그렇다고 진해에 주택 수요가 없어서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문제는 지을 땅이다.

2. 장유에는 도시를 넓힐 땅이 있었다

장유는 율하에 이어 신문·내덕 등으로 도시가 계속 확장됐다. 새로운 부지를 개발하고 아파트를 지으면 그곳으로 사람이 들어갔다. 사람이 들어오면 학교와 학원, 병원, 상가가 따라붙는다. 다시 새로운 주거수요가 생긴다. 도시가 커지는 전형적인 모습이다.

 

진해는 이런 확장이 쉽지 않다. 북쪽으로는 산이 있고 남쪽으로는 바다가 있다. 기존 도심에는 군사시설이 넓게 자리 잡고 있다. 여기에 진해비행장으로 인한 비행안전구역과 고도제한까지 겹친다.

 

경남도의회도 올해 진해지역 상당 부분이 고도제한구역에 포함돼 건축물 높이와 민간투자, 도시기능 확장에 제약을 받고 있다며 비행안전구역의 합리적 조정을 정부에 건의했다. 결국 기존 도심에서 새로운 대규모 택지를 만들어 아파트와 학교, 상가, 공원을 함께 배치하는 데 한계가 있다.

 

낡은 주거지를 헐고 다시 짓는 재개발이 진해의 주요 주택공급 수단이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재개발은 필요하다. 하지만 재개발만으로 장유처럼 새로운 도시 공간을 계속 만들어내기는 어렵다. 장유는 도시를 넓힐 수 있었고, 진해는 넓히고 싶어도 넓힐 공간이 부족했다. 이 차이를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

3. 진해에서 빠져 장유로 가면 창원 인구도 줄어든다

가용부지 문제는 진해구 하나의 문제가 아니다. 창원 성산구나 의창구에서 살던 사람이 새 아파트를 찾아 진해로 옮겼다고 해보자. 사는 곳은 달라지지만 창원시 인구는 그대로다. 그러나 같은 사람이 장유로 옮기면 창원시 인구 한 명이 줄어든다. 부산 강서구로 가도 마찬가지다.

 

창원시 입장에서는 결과가 전혀 다르다. 특히 창원은 특례시 인구기준 문제를 안고 있다. 현행 지방자치법 시행령은 특례시 인구기준을 100만 명으로 두고 있으며, 인구 감소 시 전년도 각 분기 말 주민 수를 평균한 인구가 2년 연속 100만 명에 미달하면 그 다음 해부터 제외하는 구조다.

 

그렇다면 창원시가 진해의 신규 주거지 확보 문제를 남의 동네 일처럼 볼 이유가 없다. 진해가 창원 내부의 새로운 주거수요를 받아줄 수 있다면 적어도 창원 밖으로 빠져나가는 인구 일부를 붙잡을 수 있다.

이것은 진해에 아파트 몇 채 더 짓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4. 창원 인구를 어디에서 받아낼 것인지에 관한 문제다.

그런데 정작 창원 동부권의 한 축인 진해는 새로운 대규모 주거지를 만들 공간부터 부족하다. 이 문제를 지금 풀지 않으면 장유와 부산 강서지역에는 계속 새 아파트가 생기는데 진해는 기존 주택을 재개발하는 데 머무는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

5. 관광도 경제도 결국 “어디에 할 것인가”에서 막힌다

땅이 부족해서 생기는 손실은 인구만이 아니다. 진해는 매년 관광 활성화를 이야기한다. 군항제가 열리면 전국에서 관광객이 몰려온다. 바다가 있고 장복산이 있고 해군이라는 독특한 자원도 있다. 그러나 관광객을 많이 불러오는 것과 관광산업을 만드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관광객이 하루 더 머물게 하려면 호텔이 필요하고, 리조트나 상업시설도 필요하다. 문화시설과 공연장, 해양체험시설, 공원 등이 함께 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 그때 가장 먼저 나오는 질문은 이것이다. “그걸 어디에 할 것인가.”

 

기업 유치도 다르지 않다. 대규모 상업시설을 하나 유치하려 해도 부지가 필요하고, 연구시설이나 기업을 끌어오려 해도 적정한 땅이 있어야 한다. 사업계획은 만들 수 있다. 관광단지 구상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땅이 없으면 그림일 뿐이다. 진해의 가용부지 부족은 주택공급 문제이면서 동시에 관광 문제이고 경제 문제다.

6.“신항에 땅이 그렇게 많은데 무슨 소리냐”

여기에는 반론이 있다. 신항으로 가보면 넓은 땅이 끝없이 보인다. 실제로 부산항 신항 항만배후단지는 북컨테이너 배후단지 221만㎡, 남컨테이너 배후단지 116만㎡, 웅동배후단지 360만㎡, 서컨테이너 배후단지 131만㎡ 등 엄청난 규모로 조성되고 있다. 그런데 그 땅이 어떤 땅인지 봐야 한다.

 

부산항만공사가 밝힌 항만배후단지의 목적은 국내외 물류·제조기업을 유치하고 항만과 산업단지를 연결해 국제 항만물류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것이다. 현재 조성계획 역시 대부분 1종 항만배후단지다. 즉 신항의 넓은 땅은 기본적으로 항만과 물류산업을 위한 전략부지다.

 

창원시가 “진해에 아파트가 필요하다”고 해서 마음대로 주거단지로 바꿀 수 있는 땅이 아니다. 호텔과 대형 쇼핑시설을 짓고 싶다고 자유롭게 관광단지로 바꿀 수도 없다. 그래서 신항을 보면서 “진해에 땅이 많다”고 하는 것과 진해가 실제 도시개발에 사용할 가용부지가 충분하다고 말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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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신항은 신항대로 키워야 한다.

 

세계적인 물류항만으로 만들고 기업과 일자리를 끌어오는 것은 진해와 창원의 중요한 성장동력이다. 하지만 그것과 별도로 진해 시민이 살고 소비하고 관광객이 머물며 기업과 상업시설이 들어갈 도시의 공간도 필요하다.

 

한마디로 이렇다. 신항에는 항만의 땅이 있다. 진해에는 도시의 땅이 필요하다.

8. 교육사·군 비행장, 이제 ‘나중에’가 아니라 ‘지금’ 논의해야

그렇다면 진해는 어디에서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야 할까? 이 질문을 피하면서 인구정책이나 관광정책을 이야기할 수는 없다. 이제 창원시가 해군교육사령부와 군 비행장을 포함한 군 관련 부지 문제를 진해의 핵심 도시현안으로 올려놓을 필요가 있다.


지금부터 국방부와 해군을 상대로 군 시설의 기능 재편 가능성에 대비한 부지 활용계획을 준비해야 한다.

경남도 차원에서도 이미 비행안전구역 조정과 비행장 이전 문제를 군과 협의해 왔으며, 군 측 사정으로 단기간 이전이 쉽지 않다는 입장도 공식적으로 나온 바 있다.

 

그렇다면 더더욱 지금부터 해야 한다. 실제 이전이나 기능 조정이 가능한 시점이 온 뒤 계획을 세우기 시작하면 너무 늦다. 그리고 군부지를 확보한다고 해도 아파트만 빼곡하게 짓겠다는 접근은 경계해야 한다.

주거와 상업, 관광, 문화, 공원, 업무시설을 함께 넣어 진해의 부족한 도시기능을 보완하는 공간으로 봐야 한다. 한 번 확보하면 다시 만들기 어려운 대규모 부지이기 때문이다.

9. 가용부지 확보는 장기과제가 아니라 시급한 과제다

진해의 인구는 이미 줄고 있다. 장유에는 지금도 사람이 들어오고 있고 새로운 도시개발도 이어지고 있다. 김해시의 2026년 7월 공식 통계를 보면 장유1·2·3동 인구는 이미 18만 명에 육박한다.

 

진해구 전체 인구와 큰 차이가 없다. 이것을 단순히 “요즘 젊은 사람들이 새 아파트를 좋아해서 그렇다”는 정도로 볼 일은 아니다. 사람을 받을 집이 있었고, 그 집을 지을 땅이 있었다.

 

진해는 그렇지 못했다. 지금부터라도 이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주거수요는 장유와 부산으로 가고, 소비도 따라가고, 새로운 투자 역시 공간이 있는 도시를 찾아갈 수밖에 없다.

 

창원시가 특례시 인구 감소를 걱정하면서 진해의 가용부지 문제를 먼 미래 과제로 남겨두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진해에 무엇을 지을지 고민하기 전에 어디에 지을 것인지부터 확보해야 한다.

 

교육사와 군 비행장 부지 문제도 그래서 시급하다. 내일 당장 군이 떠날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창원시가 오늘부터 그 땅의 미래를 놓고 군과 협상을 시작하고, 시민에게 어떤 공간으로 돌려줄 것인지 계획을 갖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장유는 도시를 넓히면서 사람을 받아들였다. 진해는 산과 바다, 군사시설과 고도제한 사이에서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그 결과가 지금 인구와 주택시장에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더 늦기 전에 답을 찾아야 한다.

 

진해 가용부지 확보는 10년 뒤를 위한 장기과제가 아니다.
이미 시작된 인구 유출과 도시 경쟁력 저하를 막기 위해 지금 풀어야 할 시급한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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