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 하나가 창원 전기의 7%?…양덕동 1조원 투자, 전기·물·소음 따져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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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데이터센터 하나가 창원 전기의 7%?…양덕동 1조원 투자, 전기·물·소음 따져보니

양덕동 옛 성동조선 부지에 1조894억원 투자, 2029년 운영 목표
환경단체 “연간 전력사용량 창원 전체의 약 7% 수준” 주장…창원시 “전력·용수 공급 가능, 인허가 과정서 영향 최소화”

AI 시대라 데이터센터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다.

그런데 창원 마산회원구 양덕동에 80㎿급 AI 데이터센터가 들어선다는 소식을 보고는 숫자부터 눈에 들어왔다.

80㎿.

 

전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이게 얼마나 큰 규모인지 쉽게 감이 오지 않는다.

그래서 조금 더 찾아봤다.

사업자는 양덕동 974-15번지 일원 약 2만772㎡에 1조894억원을 투자해 지상 4층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 사업에 착수해 2028년 10월 준공, 2029년 1월 운영을 목표로 한다.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규모라고 한다.

그러자 또 다른 생각이 들었다.

“이 정도 시설이 도심 가까이에 들어오면 전기와 물은 얼마나 쓰고, 주변 주민들은 어떤 영향을 받게 될까.”

 

80㎿를 1년 내내 쓰면 7억㎾h

 

환경단체가 가장 먼저 문제 삼은 것도 전력이다.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은 양덕동 데이터센터가 가동되면 연간 약 7억㎾h의 전력을 사용할 수 있다며, 이를 창원시 전체 전력사용량의 약 7%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80㎿를 24시간 365일 계속 사용한다고 단순 계산하면 약 7억800만㎾h다.

물론 데이터센터가 항상 최대 수전용량만큼 전력을 쓰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실제 사용량은 운영방식과 서버 가동률 등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창원 전기의 7%를 반드시 사용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시설 규모가 상당하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

사업자 측은 지난 2월 전력계통영향평가를 통과했고 주전력 80㎿와 예비전력을 포함해 총 160㎿ 규모의 전력 공급체계를 확보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가 왜 이렇게 전기를 많이 먹을까

 

AI 데이터센터는 우리가 인터넷에서 사진이나 문서를 보관하는 일반 서버센터보다 고성능 GPU 등 연산장비를 대규모로 돌린다.

문제는 서버만 전기를 쓰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컴퓨터가 24시간 계산하면 엄청난 열이 발생한다.

그 열을 식히기 위해 냉각장비도 계속 가동해야 한다.

그래서 데이터센터는 흔히 ‘전기를 먹는 공장’이라고 불릴 정도로 전력 소비가 큰 시설이다.

AI 사용이 늘어날수록 이런 시설은 앞으로 더 필요해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니 데이터센터 자체를 무조건 반대한다고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핵심은 어디에, 어떤 규모로, 어떤 조건을 붙여 짓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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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물’도 논란이다

 

환경단체는 냉각 과정에서 필요한 용수도 문제로 제기했다.

대규모 데이터센터는 냉각방식에 따라 상당한 양의 물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폭염과 가뭄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산업시설 한 곳이 얼마나 많은 물을 사용할 것인지 시민에게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창원시는 이에 대해 인근 용수관로를 통해 공급이 가능한 것으로 검토됐다고 설명했다. 전력 역시 정부의 전력계통영향평가를 통과해 공급이 가능한 상태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공급할 수 있다’는 것과 ‘얼마나 사용하고 어떤 영향을 주는지 시민이 알고 있다’는 것은 다른 문제다.

실제 예상 용수사용량과 냉각방식도 인허가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공개할 필요가 있다.

 

더 민감한 건 위치다

 

양덕동 데이터센터 논란이 큰 이유는 단순히 80㎿라는 숫자 때문만은 아니다.

사업 예정지는 공장용지이고 봉암공단과 마산자유무역지역에도 가깝다.

반면 주변 수백m~1㎞ 안팎에는 대단지 아파트와 주택 등 생활권도 형성돼 있다. 창원에서 추진 중인 데이터센터 3곳 모두 주변에 주거지가 있다는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환경단체는 24시간 가동되는 냉각시설과 서버에서 발생하는 소음, 냉각시설의 열, 비상발전기 가동 때 발생할 수 있는 배출물 등을 우려한다.

창원시는 사업자가 방음벽, 저소음 냉각장비, 전자파 차폐시설 등을 적용해 관련 법적 기준을 준수하도록 하고 주변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주민 입장에서 필요한 것은 막연한 ‘안전하다’와 ‘위험하다’의 싸움이 아니다.

실제 소음은 몇 dB인지, 냉각설비의 열은 주변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비상발전기는 얼마나 자주 가동되는지 같은 구체적인 자료다.

 

1조원 투자라는데 일자리는 얼마나 생길까

 

또 하나 궁금한 부분이 있다.

창원시는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면 지방세수 증가와 보안·네트워크 등 전문기술 분야의 일자리, 주변 IT기업 유치 등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분명 기대할 수 있는 효과다.

하지만 투자액이 1조894억원에 달하는 만큼 시민에게는 더 구체적인 숫자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직접고용은 몇 명인지.

건설기간 일자리를 제외한 상시 고용은 몇 명인지.

지역업체가 얼마나 참여하는지.

지방세수는 연간 얼마나 늘어나는지.

 

이런 숫자가 나와야 전기와 물을 대규모로 사용하는 대신 창원이 실제로 얻는 것이 무엇인지 비교할 수 있다.

특히 현재 양덕동 사업은 최종 입주를 확약한 고객사가 아직 없고, 사업자가 국내외 기업과 입주 협의를 진행 중인 단계다. 전체 용량의 50% 이상을 사용할 고객사를 확보한 뒤 자금조달과 인허가·착공 절차를 밟겠다는 계획이다.

즉 아직 확정된 건물 하나가 바로 들어서는 단계라기보다 사업의 여러 조건을 맞춰가는 과정이다.

그래서 지금이 오히려 따져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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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라고 무조건 짓는 것도, 무조건 막는 것도 답은 아니다

 

AI 데이터센터는 앞으로 필요한 산업기반이다.

창원에도 AI·방산·제조산업을 연결하려면 데이터 인프라가 필요하다.

그렇다고 ‘AI니까 무조건 좋은 시설’이라고 생각할 이유도 없다.

 

전기를 얼마나 쓰는가.

물은 얼마나 필요한가.

주민 생활환경에는 어떤 영향을 주는가.

그 대가로 지역에 몇 개의 좋은 일자리와 얼마의 세수가 남는가.

이것을 같이 놓고 봐야 한다.

 

환경단체의 주장만으로 위험하다고 단정해서도 안 되고, 1조원 투자라는 숫자만 보고 좋은 사업이라고 결론 내려서도 안 된다.

양덕동에 들어서는 시설은 80㎿급이다.

이 정도 규모라면 이제 시민들에게 단순히 “AI 데이터센터를 유치했습니다”라고 알리는 수준을 넘어설 필요가 있다.

전기·용수 예상 사용량, 소음과 열 관리방안, 상시 고용인원, 예상 지방세수까지 숫자로 공개하고 판단을 받는 것.

그게 먼저다.

 

AI 시대에 데이터센터는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시설을 위해 지역이 무엇을 부담하고, 그 대신 무엇을 얻는지는 시민도 알아야 한다.

그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양덕동 80㎿ AI 데이터센터가 정말 창원에 필요한 투자인지도 제대로 판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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