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나 자동차 전용도로를 달리다 보면 흔히 마주치는 안내판이 있다. 바로 '구간단속' 표지판이다. 많은 운전자들이 이를 단순히 '평균속도만 맞추면 되는 단속'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시작 지점에서는 속도를 줄이고, 중간에서 슬쩍 속도를 올렸다가, 끝나기 전에 다시 속도를 낮추는 방식으로 운전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안전하지도, 안전하게 단속을 피할 수 있는 방법도 아니다.
■ 구간단속의 기본 원리
구간단속은 단속 구간의 시작 지점과 끝 지점 두 곳에 카메라를 설치해 운영된다. 차량이 두 지점을 통과하는 데 걸린 시간과 거리를 이용해 평균속도를 계산하는 방식이다. 이 시스템이 도입된 배경에는 기존 고정식 카메라의 허점이 있었다. 카메라 앞에서만 속도를 줄였다가 통과 직후 다시 가속하는 이른바 '캥거루 운전'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바로 구간단속이다.
■ "평균속도만 보는 게 아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구간단속은 단순히 구간 전체의 평균속도 하나만 보는 방식이 아니다. 실제로는 세 가지 기준이 동시에 적용된다.
1) 시작 지점 순간속도: 차량이 단속 구간에 진입하는 순간의 속도가 제한속도를 초과하면 그 자체로 단속 대상이 된다.
2) 종료 지점 순간속도: 구간을 빠져나가는 순간의 속도 역시 별도로 측정된다. 즉 "끝나자마자 밟는다"는 방식은 통하지 않는다.
3) 구간 평균속도: 시작과 종료 지점 사이의 거리와 통과 시간을 계산해 산출한 평균속도가 제한속도를 넘으면 과속으로 처리된다.
이 세 가지 측정값 가운데 가장 높게 나온 위반 속도 하나를 기준으로 과태료가 부과되는 구조다. 다시 말해 시작·종료 지점에서 아무리 속도를 줄이더라도, 중간에 크게 과속했다면 평균속도 계산에서 걸릴 수 있고, 반대로 평균속도를 어떻게든 맞췄다 해도 시작이나 종료 지점의 순간속도 자체가 초과됐다면 그 부분에서 단속될 수 있다.
■ 구간이 짧을수록 더 위험한 이유
특히 단속 구간의 길이가 짧을수록 중간에 잠깐 과속한 영향이 평균속도에 더 크게 반영된다는 점도 유의할 부분이다. 구간이 길면 짧은 시간의 과속이 전체 평균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작지만, 구간이 짧으면 그만큼 순간적인 과속이 평균속도를 끌어올리는 폭이 커진다.
■ 휴게소에 들렀다 나오면 괜찮다?
과거 일부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구간 중간에 휴게소나 졸음쉼터에 들렀다가 시간을 보내면 평균속도를 낮출 수 있다는 이야기가 돌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주요 고속도로 휴게소 진출입로에도 별도의 단속 카메라가 설치돼 정확한 체류 시간이 기록되는 경우가 많아, 이런 방식으로 평균속도를 인위적으로 낮추는 효과는 사실상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 결국 답은 '일정한 속도 유지'
전문가들은 구간단속 구간에서 가장 안전한 운전 방법은 속도를 올렸다 내렸다 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제한속도 이내로 일정하게 주행하는 것이라고 조언한다. 시작 지점, 중간 구간, 종료 지점 어느 한 곳도 예외 없이 단속 대상이 될 수 있는 만큼, '중간만 잘 넘기면 된다'는 생각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셈이다.
단속 방식과 구간 운영 방식은 도로 상황과 정책에 따라 계속 바뀔 수 있는 만큼, 정확한 정보는 관할 경찰청이나 도로공사의 공지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