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뒷담화 논란을 보다 보면 이상하게 자꾸 한 가지가 마음에 남는다.
무슨 말을 했는지는 이제 많이 알려졌다. 손흥민이 뛰는 모습을 두고 소대장처럼 뛴다는 말이 나왔고,
대표팀 선수들을 향해 군대를 들먹이는 거친 발언까지 이어졌다는 것도 보도를 통해 전해졌다.
그런데 정작 가장 궁금한 건 따로 있다.
도대체 누가 그런 말을 했을까.
이런 논란이 터지면 보통은 발언 내용이 먼저 알려지고,
시간이 지나면 누가 했는지도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번 일은 조금 다르다. 목소리는 공개됐고,
선수들도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였다는 정황이 나오는데도
발언자의 실명은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그래서 더 궁금해진다.
■ 목소리는 남았는데 이름은 없다
논란의 시작은 대표팀 공개 훈련 영상이었다.
영상 속에는 손흥민의 훈련 모습을 보며 주고받는 남성들의 대화가 들어갔다.
단순한 잡담이라기에는 표현이 거칠었고,
특히 대표팀 선수들의 병역을 비꼬는 듯한 말이 나오면서 논란이 크게 번졌다.
이쯤 되면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이 든다.
영상에 목소리가 저렇게 또렷하게 들어갔다면 누가 말했는지도 금방 알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공개된 정보만 보면 그렇게 간단하지 않았다.
해당 영상이 JTBC 채널을 통해 공개되면서
처음에는 JTBC 기자가 한 말이 아니냐는 의문도 나왔다.
하지만 JTBC는 문제의 음성이 자사 취재진의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공개 훈련 현장에는 여러 취재진이 있었고,
카메라 특성상 주변 소리가 함께 들어갔다는 설명이었다.
이후 문제 부분은 묵음 처리됐고 영상은 비공개 상태가 됐다.
결국 영상은 남았지만 사람은 남지 않은 셈이다.
■ 그런데 선수들은 해당 기자의 사과를 요구했다
여기서 이야기가 조금 묘해진다.
최근 박항서 전 지원단장의 설명을 보면
손흥민과 이재성이 직접 찾아와 이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단순히 불쾌하다는 정도가 아니라 협회 차원의 입장 표명과
해당 기자의 사과, 취재 거부까지 요구했다는 내용이다.
이 대목을 보면 또 다른 생각이 든다.
선수들이 해당 기자의 사과를 요구했다면
내부에서는 누가 말했는지 어느 정도 알고 있었던 것 아닐까.
물론 내부에서 알고 있었다는 것과
대중에게 공식 확인됐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하지만 그 차이가 오히려 더 궁금증을 키운다.
■ 인터넷에는 이름이 돌지만 쉽게 믿기는 어렵다
논란이 커진 뒤 온라인에서는
특정 언론사와 특정 기자의 이름이 거론됐다.
이럴 때 가장 조심해야 한다.
인터넷에서 이름이 많이 반복된다고 해서
그 사람이 실제 발언자라는 뜻은 아니기 때문이다.
공식 확인 없이 특정인을 발언 당사자로 단정하면
전혀 다른 사람이 피해를 볼 수도 있다.
그래서 이 사건을 볼 때는 오히려 선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
누가 했는지는 궁금하지만,
확인되지 않은 이름을 사실처럼 쓰는 순간
기사는 또 다른 문제를 만들 수 있다.
■ 손흥민이 왜 취재진과 거리를 뒀는지도 생각하게 된다
이 사건 이후 손흥민이 국내 취재진과 거리를 두는 듯한 모습이 이어졌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걸 단순히 인터뷰를 안 했다는 문제로만 보면 조금 부족해 보인다.
자신을 가까이에서 취재하는 사람들이 뒤에서
어떤 시선으로 자신을 보고 있었는지 알게 됐다면,
선수 입장에서는 신뢰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특히 손흥민은 오랜 시간 대표팀 주장 역할까지 맡아왔다.
그런 선수에게 훈련 태도와 병역 문제를 엮은 조롱성 발언이 들렸다면
단순한 기분 나쁨으로 끝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이재성까지 함께 움직였다는 점도 그래서 눈에 들어온다.
이게 손흥민 개인의 문제만은 아니었다는 느낌이 강하다.
■ 결국 더 궁금한 건 그 이후다
사실 지금은 발언 자체보다 그 이후가 더 궁금하다.
누가 말했는지 내부에서는 알고 있었는지, 당사자는 사과했는지,
취재진 내부에서 어떤 조치가 있었는지,
축구협회는 어디까지 파악하고 있었는지.
이 부분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으니 논란이 계속 남는 것 같다.
누군가는 이미 끝난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선수들이 직접 움직였고, 취재 거부 문제까지 나왔고, 몇 달이 지난 뒤
다시 박항서 전 단장의 입을 통해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면
단순한 해프닝으로 보기에는 여운이 길다.
손흥민 뒷담화 논란은 결국 한마디의 문제만은 아닌 것 같다.
그 말이 누구의 입에서 나왔고, 그 뒤에 어떤 조치가 있었으며,
왜 선수들이 끝까지 불편함을 느꼈는지까지 봐야 사건의 전체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지금 가장 비어 있는 부분은 여전히 하나다.
그 말을 한 사람은 누구였고, 이후에는 어떻게 됐을까.
그 답이 공개돼야 이 논란도 비로소 끝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