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을 맡은 로베르토 모레노 감독에게는 다른 유명 감독들과 확연히 다른 이력이 하나 있다. 프로축구 선수 경력이 없다. 유럽 빅클럽 스타 출신도 아니고 국가대표 선수였던 적도 없다. 그런데 그는 FC바르셀로나의 코칭스태프를 거쳐 스페인 국가대표팀 감독 자리까지 올라갔다. 그 배경에는 선수 시절의 이름값 대신 경기 분석과 전술 연구로 지도자 경력을 쌓아온 독특한 길이 있다. 모레노 감독은 자신을 분석가 성향이 강한 지도자로 설명해왔고 실제로 프로축구 무대에 처음 들어간 것도 FC바르셀로나 B팀의 비디오 분석 업무였다. 이후 AS로마와 셀타 비고를 거쳐 바르셀로나 1군 코칭스태프까지 올라갔다.
그렇다면 질문은 하나다. 프로선수 경험이 없는 모레노 감독의 전술이 한국 축구를 실제로 바꿀 수 있을까.
모레노 감독 전술 핵심 한눈에 보기
|
구분 |
특징 |
|
프로선수 경력 |
없음 |
|
지도자 출발점 |
경기 분석과 유소년 지도 |
|
프로무대 시작 |
FC바르셀로나 B 비디오 분석 |
|
선호 축구 |
공을 소유하며 경기 주도 |
|
공격 |
짧은 패스와 공간 활용 |
|
수비 |
공을 잃은 뒤 빠른 재압박 |
|
포메이션 |
특정 시스템 고집하지 않음 |
|
분석 방식 |
영상과 데이터 활용 |
|
특징 |
상대별 맞춤 전술과 선수 특성 중시 |
모레노 감독이 강조해온 핵심은 의외로 단순하다. 감독이 원하는 포메이션에 선수를 억지로 끼워 넣는 것이 아니라 보유한 선수에게 시스템을 맞춘다는 것이다.
목차
-프로선수 경험 없이 어떻게 스페인 감독까지 갔나 -모레노 감독 전술은 4-3-3일까 4-4-2일까 -공을 오래 갖는 것보다 공간을 찾는다
-공을 빼앗기면 빨리 다시 찾아온다 - 한국 대표팀에서는 무엇이 달라질 수 있나 -데이터 축구가 한국 선수들에게 통할까
-성공 여부를 가를 가장 큰 변수는 무엇인가
■ 프로선수 경력이 없는데 어떻게 감독까지 갔나
모레노 감독을 이해하려면 선수 경력부터 찾아보는 것보다 분석가로 시작한 경력을 보는 편이 낫다. 그는 프로선수로 뛰지 않았다. 대신 어린 시절부터 지도와 전술에 관심을 가졌고 이후 전술과 훈련 방법을 전문적으로 공부했다. 프로축구 현장에 본격적으로 들어간 것도 선수가 아닌 FC바르셀로나 B팀 비디오 분석가였다. 당시부터 수많은 경기 영상을 보고 상대 팀의 특징과 약점을 찾아내는 역할을 맡았다.
이후 루이스 엔리케 감독과 함께 ▶ AS로마 ▶ 셀타 비고 ▶ FC바르셀로나 ▶ 스페인 국가대표팀에서 일했다.
바르셀로나에서는 상대 분석과 전술 준비 능력이 특히 높은 평가를 받았다. 스페인 현지에서는 그를 두고 경기를 매우 세밀하게 분석하고 경기 준비를 철저하게 하는 지도자라는 평가가 오래전부터 나왔다.
결국 모레노에게 선수 시절 경험을 대신한 것은 수없이 많은 경기 영상과 전술 연구였던 셈이다.
■ 모레노 감독 전술은 4-3-3일까 4-4-2일까
흥미롭게도 모레노 감독은 Mi receta del 4-4-2라는 4-4-2 전술 관련 책까지 썼다. 그렇다고 한국 대표팀이 곧바로 4-4-2를 사용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너무 단순하다. 스페인 대표팀 감독 시절에는 4-3-3을 주로 활용했고, 상대와 경기 상황에 따라 선수들의 위치를 상당히 유동적으로 바꿨다. 모레노가 오래전부터 강조해온 철학도 이것이다. 포메이션보다 선수가 먼저다. 그는 감독의 시스템에 선수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선수의 능력에 맞게 시스템을 선택해야 한다는 취지의 생각을 반복해왔다.
따라서 한국에서도 처음부터 4-3-3 감독이다 4-4-2 감독이다 라고 규정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오히려 현재 한국 대표팀 선수들로 어떤 공간을 만들고 어떤 방식으로 공격할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
■ 공을 오래 갖는 것만 원하는 감독은 아니다
바르셀로나 출신 지도자라고 하면 자연스럽게 점유율 축구부터 떠올릴 수 있다. 모레노 감독도 기본적으로 짧은 패스를 연결하면서 공을 소유하고 경기를 주도하는 축구를 선호한다. 하지만 공을 오래 가지고 있는 것 자체가 목표는 아니다. 그는 올해 자신의 축구철학을 설명하면서 스페인 축구에서 배운 점유율 축구가 자신의 기본적인 DNA이지만 목적 없는 점유율은 의미가 없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 차이가 중요하다. 수비수끼리 공을 돌리면서 점유율 수치만 높이는 것이 아니라 어디에 공간이 있는지 찾아내고 그 공간으로 빠르게 공을 전달하는 것이 핵심이다.
바르셀로나 시절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와 나눈 경험을 소개하면서도 선수들에게 너무 많은 정보를 주기보다 상대의 공간이 어디에 있는지를 정확히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 풀백도 상당히 공격적으로 활용했다
스페인 대표팀을 맡았던 시절의 전술을 보면 또 하나 눈에 띄는 부분이 있다. 풀백을 높은 위치까지 올렸다. 양쪽 측면에서 풀백과 윙어가 함께 움직이며 상대 수비 한 명을 상대로 수적 우위를 만드는 장면을 자주 만들었다. 중앙 미드필더 역시 정해진 위치에만 서 있는 것이 아니라 상대 압박을 피하기 위해 측면으로 이동하는 등 상당한 위치 변화가 나타났다. 즉 모레노의 축구는 선수들이 자기 자리만 지키는 방식보다는 공의 위치와 상대 수비에 따라 공간을 바꿔가며 움직이는 축구에 가깝다. 한국 대표팀에서 이 부분이 얼마나 구현될지도 관심거리다.
■ 공을 뺏긴 뒤가 더 중요할 수 있다
모레노 감독이 스페인 대표팀을 맡았을 당시 강조했던 또 하나의 특징은 빠른 공 탈환이다. 그는 공격적인 축구를 하면서 상대가 공을 가지고 있는 시간을 가능한 줄이고 싶다는 생각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공을 잃었다면 뒤로 물러서 수비진을 만드는 것만이 아니라 가능하면 빠르게 압박해 다시 공을 가져오려는 축구다. 스페인 대표팀 시절에도 더 많은 공 소유와 함께 공격적인 수비를 원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 대표팀에서도 이 부분이 구현된다면 가장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단순히 공격할 때만 적극적인 것이 아니라 공을 빼앗긴 순간부터 다음 공격을 준비하는 방식이다.
■ 데이터와 영상 분석은 상당히 많이 쓰는 감독
모레노가 다른 감독들과 가장 차별화되는 부분은 여기일 수 있다. 축구 지도자가 되기 전부터 영상 분석을 전문적으로 해왔고 데이터와 기술을 경기 준비에 적극 활용한다. 스페인 라리가의 분석 프로그램 MediaCoach 개발 과정에도 외부 자문으로 참여했다. 그렇다고 숫자만 보는 감독도 아니다. 모레노 자신도 수십 개의 지표를 나열한 자료보다 제대로 편집된 몇 분의 영상이 선수들의 전술 이해에 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쉽게 말하면 데이터를 많이 모으는 것보다 그 데이터에서 무엇을 찾아내고 선수에게 얼마나 간단하게 전달하느냐를 중시하는 방식이다. 이 부분은 대표팀 축구에서 특히 중요하다. 대표팀은 클럽팀처럼 매일 선수들을 훈련시킬 수 없다. 짧은 소집기간 동안 전술을 이해시켜야 하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복잡한 주문을 수십 가지 전달하는 방식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 그렇다면 한국 축구에서는 무엇이 달라질까
아직 모레노 감독이 한국 대표팀에서 한 경기도 지휘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변화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다만 그의 기존 전술을 기준으로 보면 몇 가지는 눈여겨볼 수 있다.
첫째 빌드업 위치가 더 다양해질 수 있다
미드필더가 중앙에만 머무르지 않고 측면으로 움직이고 풀백이 높은 위치를 잡는 등 선수 위치를 유동적으로 활용해왔다.
한국에서도 후방에서 공을 전개할 때 정해진 위치에서만 패스를 돌리는 모습보다 상대 압박에 따라 위치를 바꾸는 빌드업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둘째 공을 잃은 직후 압박이 중요해질 수 있다
모레노는 자신이 경기를 주도하고 공을 빠르게 되찾는 축구를 선호한다고 밝혀왔다.
한국 선수들의 활동량과 스피드를 제대로 활용한다면 이 부분은 상당히 흥미롭다.
셋째 선수에게 맞춰 포메이션이 달라질 수 있다
특정 포메이션 하나를 절대적으로 고집하지 않는다는 것이 모레노 감독의 특징이다.
따라서 새로운 대표팀에서도 가장 먼저 확인할 부분은 숫자로 된 포메이션보다 어떤 선수를 어떤 위치에서 활용하느냐가 될 가능성이 크다.
■ 프로선수 경험이 없는 것이 약점일까
여기에서는 의견이 갈릴 수 있다. 프로선수 경험이 있는 감독은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느끼는 압박이나 라커룸 문화를 몸으로 경험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선수 경력이 없는 지도자는 그만큼 전술과 지도 능력을 다른 방식으로 증명해야 한다. 모레노는 후자다. 영상 분석과 전술 연구로 경력을 시작해 바르셀로나 수석코치와 스페인 대표팀 감독까지 올라갔다. 스페인 대표팀을 직접 맡았을 때는 9경기에서 7승 2무로 무패를 기록했고 유로 2020 본선 진출을 이끌었다. 따라서 프로선수 경험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지도력을 낮게 평가할 근거는 부족하다. 반대로 바르셀로나와 스페인에서 일했다는 경력만으로 한국에서도 성공한다고 장담할 수도 없다.
■ 오히려 성공 여부는 전술보다 사람일 수도 있다
흥미롭게도 모레노 감독 자신도 최근에는 이 부분을 상당히 강조한다. 과거에는 자신의 시간 대부분을 전술과 상대 분석에 썼지만 감독 경험이 쌓인 뒤에는 선수와 사람을 관리하는 일이 훨씬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이건 한국 대표팀에서도 상당히 중요하다.
대표팀 감독에게는 전술판만 잘 그리는 것보다
▶ 짧은 시간에 선수의 신뢰를 얻고 ▶ 해외파와 국내파를 하나로 만들고 ▶ 주전 경쟁을 관리하고 ▶ 전술을 쉽게 이해시키는 능력이 필요하다.
모레노 역시 데이터만으로 축구를 해결할 수 없으며 결국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어쩌면 한국에서의 성공 여부도 바로 여기에서 갈릴 수 있다.
■ 한국 축구 정말 바꿀 수 있을까
모레노 감독의 이력만 보면 상당히 독특하다. 프로선수 경력은 없다. 대신 수많은 경기를 분석하는 것에서 지도자 인생을 시작했다. 바르셀로나에서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했고 스페인 대표팀에서는 직접 감독까지 맡았다. 그가 선호하는 축구도 비교적 분명하다. 공을 가지고 경기를 주도한다. 목적 없는 점유율은 원하지 않는다. 선수에게 시스템을 맞춘다. 공을 잃으면 빠르게 되찾는다. 영상과 데이터를 이용해 상대의 약점을 찾는다.
그렇다면 이것이 한국 대표팀에서도 그대로 구현될까. 아직은 알 수 없다. 특히 대표팀은 전술을 훈련할 시간이 부족하고 모레노 감독 역시 한국 선수들을 실제 경기에서 파악해야 한다. 그래서 첫 경기부터 바르셀로나 같은 축구를 기대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오히려 앞으로 봐야 할 것은 더 간단하다. 한국 선수들이 이전보다 어디에서 공을 받고 어떻게 공간을 만들며 공을 잃은 뒤 어떻게 움직이는가.
프로선수 경력 없이 분석과 전술로 스페인 대표팀 감독까지 올라간 모레노. 그의 이력이 특이한 것으로 끝날지, 아니면 한국 축구의 경기 방식까지 바꾸는 출발점이 될지 이제 실제 경기에서 확인할 차례다.
자주 묻는 질문
Q 모레노 감독은 정말 프로선수 경력이 없나
그렇다. 프로선수 경력 없이 지도와 분석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으며 프로축구 무대에서는 FC바르셀로나 B팀 비디오 분석가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Q 모레노 감독이 선호하는 포메이션은 무엇인가
스페인 대표팀에서는 4-3-3을 활용했지만 특정 포메이션을 절대적으로 고집하는 감독은 아니다. 보유한 선수의 특징에 따라 시스템을 선택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Q 모레노 감독 전술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인가
공을 소유하며 경기를 주도하고 공간을 활용하는 공격, 공을 잃은 뒤 빠른 압박, 선수들의 유동적인 위치 변화, 영상과 데이터를 활용한 상대 분석 등이 대표적인 특징이다.
Q 한국 대표팀도 점유율 축구를 하게 되나
가능성은 있지만 단순히 공을 오래 가지고 있는 축구와는 다르다. 모레노 감독은 목적 없는 점유율보다 상대의 공간을 찾아 공격 기회를 만드는 것을 중요하게 보는 지도자다.
함께 보면 좋은 기사 ▶ 로베르토 모레노 감독 누구, 프로선수 경력 없이 스페인 대표팀까지 이끈 전술가
Copyright @2026 진해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