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는 관광·첨단산업까지 검토…진해는 신항·창고만 남길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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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는 관광·첨단산업까지 검토…진해는 신항·창고만 남길 건가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거제 확대 검토…진해도 구시내권 확대·고부가가치 기능 유치 논의할 때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을 거제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소식을 보고 처음에는 별생각이 없었다.

진해신항과 가덕도신공항, 거제 조선산업을 하나로 묶는다면 경남 전체로 봐서는 좋은 일일 수도 있다.

 

그런데 내용을 조금 더 읽다 보니 이상하게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었다.

거제에는 단순한 산업단지가 아니라 관광·휴양·주거에 AI·소프트웨어 연구개발 같은 첨단기능까지 넣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순간 문득 부산 명지가 떠올랐다.

명지는 이미 국제업무와 교육, 주거, 상업기능을 갖춘 복합도시로 성장했다.

그러다 진해를 생각해봤다.

“그럼 진해에는 뭐가 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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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항은 진해에 들어오는데

 

진해에는 엄청난 규모의 신항이 들어온다.

항만배후단지가 생기고 물류기업도 들어온다.

당연히 필요한 시설이다.

 

그런데 앞서 신항 관련 자료를 계속 들여다보면서 한 가지가 계속 마음에 걸렸다.

넓은 땅을 쓰는 물류센터에 비해 직접고용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점이었다.

 

앞으로 자동화가 더 확대되면 물동량은 늘어도 일자리가 같은 비율로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신항을 보면서 계속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항만은 진해에 있는데, 정작 돈 되는 기능은 다른 데로 가는 것 아닌가.”

이번 거제 경제자유구역 확대 이야기를 보니 그 생각이 더 강해졌다.

 

명지는 국제업무, 거제는 관광·첨단산업…그럼 진해는?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을 가만히 보면 지역마다 기능이 다르다.

명지는 국제업무와 교육·주거·상업기능을 키워왔다.

 

거제까지 경제자유구역을 확대한다면 관광·휴양뿐 아니라 첨단산업과 R&D 기능까지 검토한다.

그런데 신항을 직접 품고 있는 진해는 어떤가.

 

물론 진해에도 두동·웅동 등 여러 개발계획이 있고 관광·R&D 기능도 있다.

하지만 실제 시민들이 체감하는 이미지는 여전히 신항, 물류단지, 창고 쪽이 강하다.

이 상태가 계속되면 조금 불편한 그림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

 

명지는 사람이 살고 일하고 소비하는 국제업무도시.
거제는 관광과 첨단산업이 들어오는 복합도시.
진해는 컨테이너가 들어오고 창고가 늘어나는 항만도시.

 

설마 그렇게까지 되겠느냐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도시의 기능은 한번 굳어지면 쉽게 바꾸기 어렵다.

그래서 지금부터 묻는 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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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신항이라는 이름만 얻어서야 되겠나

 

진해신항이 성공하면 물동량은 엄청나게 늘어날 것이다.

하지만 컨테이너가 진해에 내려와 창고를 거쳐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고, 기업 본사와 연구소는 다른 도시에 있고, 출장 온 사람은 부산에서 자고 소비한다면 진해에 남는 것은 생각보다 많지 않을 수 있다.

 

항만 이름에 ‘진해’가 들어간다는 사실만으로 지역경제가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신항 때문에 생기는 기업과 사람과 돈이 진해 안에서 얼마나 머무느냐가 더 중요하다.

그래서 이번 거제 확대 논의를 보면서 오히려 이런 생각이 들었다.

“거제까지 경제자유구역을 넓힐 수 있다면, 진해 구시내도 다시 봐야 하는 것 아닌가.”

 

진해 구시내까지 경제자유구역 확대를 검토해보자

 

현재 진해의 경제자유구역은 신항과 웅동·두동·남문 등 동부권에 집중돼 있다.

반면 충무·중앙·여좌·경화·석동, 이동, 자은, 덕산, 풍호동 같은 기존 생활권은 신항 경제권과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다고 느끼기 어렵다.

물론 구시내 전체를 무조건 경제자유구역으로 묶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오래된 주택과 상가가 있고 토지관계도 복잡하다.

하지만 신항 경제효과를 기존 진해 시내까지 끌어오기 위한 경제자유구역 확대나 특화지구 지정 가능성 정도는 이제 공식적으로 검토해볼 만하지 않을까.

거제까지 확대를 고민할 정도라면 신항 바로 옆 도시인 진해의 기존 도심을 어떻게 살릴지도 같은 테이블에 올려야 한다.

 

그런데 구시내에 기업을 넣을 땅은 있나

 

여기서 또 현실적인 문제가 생긴다.

경제자유구역이라는 이름만 붙인다고 기업이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

기업 본사와 연구소, 호텔, 상업·문화시설을 유치하려면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땅이 필요하다.

그런데 진해 구시내에는 큰 개발가용지가 많지 않다.

군사시설도 많고 기존 주거지와 상업지역도 촘촘하다.

그래서 이 문제는 결국 땅 확보 문제와 연결된다.

 

덕산비행장과 도심 군 시설의 이전·재배치 문제, 교육사 관련 군부지, 풍호동의 대규모 부지 등을 이제는 각각 따로 볼 게 아니라 신항 이후 진해에 어떤 기능을 넣을 것인가라는 큰 그림에서 함께 볼 필요가 있다.

일부에는 주거개발도 필요할 수 있다.

 

군 시설 이전에는 돈이 들고 사업성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좋은 땅이 나올 때마다 전부 아파트로 채워버리면 또 같은 문제가 생긴다.

일부 주거개발로 사업성을 확보하고, 핵심 부지는 기업·R&D·업무·숙박·상업·관광 기능으로 남기는 방식도 생각해볼 수 있다.

 

진해가 원하는 것은 창고를 없애자는 게 아니다

이 이야기를 하면 물류와 창고를 싫어하는 것으로 오해할 수도 있다.

그건 아니다.

신항에 물류가 없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

 

문제는 물류밖에 없는 도시가 되는 것이다.

진해가 가져와야 할 것은 창고 몇 동을 더 짓는 것이 아니라, 그 물류를 이용해 더 큰 부가가치를 만드는 기업과 기능이다.

해운·물류 R&D, 스마트항만 기술, AI, 조선·방산 연계기업, 기업지원과 국제업무, 호텔·컨벤션, 관광과 상업기능이 함께 들어와야 한다.

그래야 신항을 이용하는 사람이 진해에서 일하고, 진해에서 자고, 진해에서 돈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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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의 발전이 싫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거제가 관광과 첨단산업을 키우는 것은 좋은 일이다.

명지가 국제업무도시로 성장하는 것도 문제 삼을 이유가 없다.

 

다만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전체의 외연이 커지는 과정에서 진해의 역할이 ‘신항과 물류’로만 고정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신항을 직접 품는 지역이라면 그에 걸맞은 고부가가치 기능도 함께 가져와야 한다.

 

그래서 지금이 중요하다.

항만이 다 만들어지고 창고가 다 들어선 뒤에

“왜 진해에는 이것밖에 없나”

라고 말하면 늦다.

 

거제까지 경제자유구역 확대를 검토하는 지금, 진해도 구시내권 확대와 개발가용지 확보를 함께 요구해야 한다.

진해신항이라는 이름만 진해에 남아서는 안 된다.

명지는 국제업무, 거제는 관광·첨단산업, 진해는 신항과 창고.

 

이런 그림이 굳어지지 않도록 지금부터 진해의 몫을 제대로 설계해야 한다.

 

컨테이너가 진해에 들어오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컨테이너 때문에 생기는 기업과 일자리와 돈이 진해에 남게 만드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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