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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요동치는 가운데 정부가 정유사 공급가격에 상한선을 두는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한 지 반년이 넘었다. 이 제도가 실제로 휘발유 가격 상승을 얼마나 억제했는지에 대한 산업연구원의 분석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석유 최고가격제는 어떤 제도인가
석유 최고가격제는 정부가 정유사의 석유제품 공급가격에 상한선을 설정하는 제도다. 2026년 들어 중동 지역의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자, 정부는 지난 3월 13일 거의 30년 만에 이 제도를 다시 꺼내 들었다. 적용 대상은 보통휘발유, 경유, 등유 세 품목이며, 고급휘발유처럼 상대적으로 소비가 적은 품목은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최고가격은 4주 단위로 조정된다. 산업통상부는 중동 정세와 국제 유가·석유제품 가격 흐름을 반영해 조정 주기를 탄력적으로 운영한다고 설명했다. 즉 한 번 정해진 상한이 계속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국제 시장 상황에 따라 주기적으로 다시 책정되는 구조다.
최고가격은 어떻게 변해왔나
제도 시행 이후 보통휘발유 공급가격 상한은 여러 차례 조정됐다. 1차 상한은 리터당 1724원으로, 시행 이틀 전 정유사 평균 공급가격(1833원)보다 109원 낮은 수준에서 출발했다. 이후 국제유가 흐름에 따라 3월 27일에는 2차 상한이 1934원으로 210원 올랐다.
그러다 미국·이란 종전 협의 등으로 중동 정세 불확실성이 줄고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대로 내려가자, 6월 27일 7차 상한은 1784원으로 150원 인하됐다. 이 수준은 10월 16일까지 적용된 10차 기간까지 그대로 유지됐다.
| 구분 | 적용 시점 | 보통휘발유 공급가격 상한(리터당) |
|---|---|---|
| 1차 | 2026년 3월 13일 | 1724원 |
| 2차 | 2026년 3월 27일 | 1934원 |
| 7차 | 2026년 6월 27일 | 1784원 |
| 10차 | 2026년 10월 16일까지 유지 | 1784원 |
실제로 가격 상승을 억제했나
산업연구원은 23일 발표한 '석유 최고가격제의 가격안정 효과' 보고서에서, 전국 주유소 1512곳의 2026년 1~9월 판매가격 자료를 이중차분법(DID)으로 분석했다. 규제 대상이 아닌 고급휘발유 가격 변화를 비교 기준으로 삼아, 제도가 보통휘발유 가격에 미친 영향을 추정하는 방식이다.
분석 결과 고급휘발유 대비 보통휘발유의 상대가격 하락폭은 시행 구간별로 차이를 보였다. 1차 적용 기간(3월 13~26일)에는 리터당 45.75원, 2~6차 적용 기간(3월 27일~6월 26일)에는 165.51원, 7차 이후 적용 기간(6월 27일~9월 16일)에는 최대 239.48원까지 하락폭이 커졌다. 세 구간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였다고 연구원은 밝혔다.
다만 이 수치를 소비자가 실제로 체감하는 할인액으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 산업연구원은 "상대가격 하락이 소비자가 그만큼 실제로 절약했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명확히 밝혔다. 두 휘발유 사이의 가격 차이가 제도 시행 전보다 벌어졌다는 의미이며, 고급휘발유 가격 자체도 간접적인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어 추정치를 순수한 제도 효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지역별로는 어떤 차이가 있었나
7차 이후 구간을 기준으로 지역별 하락폭을 보면 전국 17개 시도 모두에서 하락이 나타났지만 정도는 달랐다. 세종이 리터당 259.04원으로 하락폭이 가장 컸고, 반대로 제주는 183.36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작은 하락폭을 보였다. 2~6차 구간에서도 같은 흐름이 확인됐는데, 세종이 201.26원으로 가장 크고 제주가 78.87원으로 가장 작았다.
이런 지역 차이가 발생하는 정확한 원인은 보고서에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 다만 주유소 밀집도, 유통 구조, 지역별 경쟁 강도 등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거주 지역에 따라 제도의 체감 효과가 다를 수 있다는 점은 소비자들이 참고할 만한 대목이다.
자주 묻는 질문(Q&A)
Q1. 석유 최고가격제가 적용되면 주유소 판매가격이 바로 내려가나요?
아니다. 최고가격은 정유사의 공급가격에 적용되는 상한이며, 주유소의 실제 판매가격은 기존 재고 소진 속도, 지역별 경쟁 상황 등에 따라 반영 시점이 다를 수 있다.
Q2. 보고서가 말하는 '239원 하락'은 내가 실제로 아낀 돈인가요?
아니다. 이는 규제 대상인 보통휘발유와 비규제 대상인 고급휘발유 사이의 상대적 가격 격차가 벌어진 정도를 추정한 값이며, 개인이 실제로 절약한 금액과는 다르다.
Q3. 이 제도는 모든 석유제품에 적용되나요?
보통휘발유, 경유, 등유에 적용되며, 고급휘발유는 적용 대상이 아니다.
석유 최고가격제는 국제유가 급등기 소비자와 기업의 부담을 완화하려는 목적으로 다시 도입됐고, 산업연구원 분석에서도 일정한 가격안정 효과가 확인됐다. 다만 이 효과가 전국 모든 지역에서 동일하게 나타난 것은 아니며, 제도를 둘러싼 재정 부담과 향후 출구전략 문제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편에서 자세히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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