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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한국 현대사를 공동 집필하고 있습니다

기사입력 2025.03.17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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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서울로

     

    3월 15일 아침 7시, 비 오는 진해 석동터널 입구에 시민들이 하나둘 모였다.

    목적지는 서울, 우리는 윤석열 파면 촉구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버스에 오르면서 모두 같은 말을 했다.

     

    "이번이 마지막이길 바랍니다."

     

    3월 1일 집회에 다녀온 한 분이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때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또 올라가네요. 이번엔 정말 끝이길 바랍니다."

     

    나이 지긋한 어르신은 도저히 참을 수 없다며 격분했다.

     

    "내란수괴를 탈옥시켜 준 판사와 검찰이 있을 수 있습니까?"

     

    젊은 청년도 조용히 거들었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머릿수라도 채우는 것뿐입니다. 이렇게라도 윤석열 파면에 힘을 보태고 싶어요."

     

    이 버스에 탄 시민들은 살아온 환경도, 나이도 달랐다.

    하지만 가슴속 깊이 품고 있는 마음만은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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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노의 시작, 윤석열의 탈옥

     

    3월 7일, 지귀연 판사는 국민이 이해할 수 없는 대통령 맞춤형 판결로 윤석열의 구속 취소 청구를 인용했고, 판결이 나오자 검찰은 기다렸다는 듯 항고를 포기하고 윤석열을 석방했다.

     

    사법부와 검찰이 윤석열을 탈옥시켜 준 그 순간, 대한민국의 법치는 무너졌다. 그리고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장면을 보았다. 윤석열이 서울구치소에서 나오면서 지지자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다. 마치 금메달을 딴 운동선수처럼 환호에 답하는 표정이었다. 

     

    정상적인 세상이라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인데, 이러다 탄핵이 기각되는 것은 아닐까? 불안과 분노가 가슴을 뒤흔들었다.

     

    그래서 또다시 서울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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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0km, 분노를 싣고 달리다


    진해에서 서울까지 400km, 버스는 흔들리며 서울을 향해 달렸다. 휴게소에 들를 때마다 우리와 같은 목적을 가진 전세버스를 만났다. 

     

    하지만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타고 내리는 전세버스도 있었다. 윤석열 탄핵을 반대하는 어르신들은 주차장 한쪽에 돗자리를 깔고 음식을 펼쳤다. 집회에 가는 길인지, 야유회를 가는 길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음식은 푸짐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다시 마음이 무거워졌다. 양쪽 끝으로 나뉜 국민, 이 나라가 점점 상식이 통하지 않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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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화문, 100만 시민의 물결이 출렁이다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사람들이 도로를 가득 메웠다. 농민, 노동조합, 촛불행동, 그리고 평범한 시민들. 

    정치인의 발언, 가수의 공연, 시민의 외침이 가득했다.

     

    오후 4시가 되자 광화문 주변에는 100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모였다. 그리고 시민들은 목이 터져라 외쳤다.

     

    "내란수괴 윤석열을 파면하라 파면하라 파면하라"

     

    그 외침 속에는 그곳에 모인 모두의 간절한 마음이 담겨 있었다.

     

    14개월 된 딸을 키우고 있다는 신승룡 씨는 말했다.

     

    “윤석열 파면이 안 되고 기각되면 우리의 일상은 사라질 겁니다.

    이걸 망각하고 지쳐있던 내 잘못입니다. 제 딸과 가족, 여기에 모인 우리를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입니다. 투쟁!”

     

    대학생 김민아 씨는 다짐했다.

     

    “우리는 1년의 4분의 1을 거리에서 보냈습니다. 언제 국민에게 총칼이 겨눠질지 모르는 세상, 국민을 반국가세력으로 낙인찍고 처단하겠다는 세상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입니다.”

     

    68세 김정경 씨는 무대에 올라 그동안 모은 응원봉을 소개하며, 이렇게 말했다.

     

    “저는 계엄을 두 번 겪었습니다. 하지만 70이 다 된 제가 이렇게 힘이 나는 이유가 있습니다. 지난 12.3 이후, 한국 현대사를 저와 여러분이 공동 집필하고 있다는 자부심과 과거가 현재를 도왔듯이 지금 우리가 미래를 돕고 있다는 믿음 때문입니다.” 

     

    그의 외침은 광화문을 가득 메웠고, 시민들은 더욱 힘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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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아오는 길, 무거운 마음

     

    오후 6시,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에 올랐다.

    그러나 차는 움직이지 않았다.

    헌법재판소 앞에는 극우세력들이 몰려 있었다.

    그들은 버스를 향해 손가락질하며 소리쳤다.

     

    “윤석열 탄핵 기각”

     

    그 모습은 마치 사이비 종교 집단 같았다. 윤석열을 파면시킨다고 해도, 무너진 민주주의를 다시 세우기까지 얼마나 긴 시간이 걸릴까? 대한민국의 앞날이 더욱 걱정됐다.

     

    서울을 빠져나오는 데 2시간 30분이 걸렸다. 시간이 늦어 휴게소 식당도 문을 닫았다. 점심은 김밥 한 줄, 저녁은 국수 한 그릇으로 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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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박2일의 일정, 이번 상경 집회가 마지막이길 바라며

     

    새벽 2시, 진해에 도착했다. 몸은 지칠 대로 지쳤지만, 마음속에는 아직도 뜨거운 불꽃이 남아 있었다.

     

    ‘이번이 진짜 마지막 상경 집회이기를.’

     

    모두 같은 마음이었다.

     

    이번 주, 반드시 윤석열이 파면되기를.

    하지만 만약 또다시 내가 나서야 한다면, 나는 다시 길을 떠날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한국 현대사를 공동 집필하는 시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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